Program

DOPamine

선정된 국내외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국제 교류 창작 플랫폼

An international exchange and creative platform bringing selected works by artists from Korea and around the world to the stage.

9. 10.THU 9. 11.FRI

The Race

The Race
The Race
The Race
The Race

안무자

김서현

김서현

무용수

김서현, 김민준, 남윤서, 노지후, 박현주

김서현
김민준
남윤서
노지후
박현주

안무 의도

본 작품은 ‘도태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달리지만 결국 제자리에 머무는’ 붉은 여왕 효과를 모티브로 한다. 현대 사회 속 개인은 생존과 유지를 위해 쉼 없이 움직이지만, 그 움직임이 반드시 앞으로 나아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속된 상황 속에서 브레이크를 밟았음에도 신체가 관성에 의해 앞으로 밀려 나갔던 경험을 통해, 멈추고자 해도 쉽게 멈출 수 없는 몸의 상태를 체감했고, 이를 붉은 여왕 효과의 신체적 감각으로 확장하였다.
끊임없이 속도를 요구하는 사회 속에서 개인은 도태되지 않기 위해 움직이지만, 그 움직임은 반드시 앞으로 나아감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되는 질주는 신체의 피로와 정서적 공허를 남기며, 본 작품은 이러한 ‘계속 달려야만 하는 삶’의 역설을 질문한다.

작품 내용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뛰어야 한다.”

암전 속에서 트레드밀 벨트가 돌아가는 거칠고 기계적인 마찰음과 함께 무대 중앙에 조명이 들어온다. 5명의 무용수는 시스템을 상징하는 트레드밀 위아래를 오가며 본격적인 경주를 시작한다. 벨트 위에서 아무리 앞으로 걸어 나가도 결국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는 역설적인 움직임을 통해, 생존을 위해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야 하는 현대인의 피로감을 시각화한다.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타인을 밀쳐내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앞사람의 옷자락이나 어깨를 붙잡아 끌어내리는 정제되지 않은 움직임이 이어진다. 기계음이 고조될수록 무용수들의 거친 호흡 소리가 무대를 채우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충돌과 엉킴은 도태에 대한 공포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족쇄가 되는 무한 경쟁 사회의 비극성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

넵! 알겠습니다

넵! 알겠습니다
넵! 알겠습니다
넵! 알겠습니다

안무가

김현진

김현진

무용수

배상진, 김현진, 송제민

배상진
김현진
송제민

안무 의도

‘클루지(Kluge)’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뇌가 만들어 낸 불완전한 해결책이다. 이를 바탕으로 완벽을 요구받는 ‘사회초년생’의 좌충우돌 성장을 그린다.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세 청년은 ‘무능력자’로 낙인찍힐까 두려워, 위기를 모면하려는 무의식적 방어기제로 무작정 “넵!”을 외치며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한다.

우리는 태생적으로 클루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지만, 스스로 자신의 불완전한 모습을 수용하고 인지할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된다. 더 현명한 선택을 향해 나아가는 청년들의 긍정적인 성장기를 무대 위에 담아내고자 한다.

작품 내용

본 작품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세 명의 ‘사회초년생’(무용수)이 겪는 좌충우돌 성장기를 춤으로 펼쳐낸 작품이다.

정장과 넥타이를 갖춰 입은 무용수들은 보이지 않는 압박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며, 90도 인사를 반복하는 수동적인 움직임으로 극을 시작한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서로 부딪히고 방황하며 혼란스러운 과정을 겪지만 이러한 불완전하고 서툰 모습 또한 ‘나 자신’임을 깨닫고 인정하게 된다.

무조건 눈치 보며 복종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자아를 찾아가는 청년들의 변화를 넥타이 오브제의 움직임과 역동적인 안무로 그려내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Bodysound

scope
bodysound
bodysound

안무가

김재은

김재은

무용수

김재은, 정다은, 이민주, 이유선

김재은
정다은
이민주
이유선

안무 의도

본 작품 <bodysound>은 인간이 지닌 각자의 고유한 언어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말을 주고받지만 때로는 말로 표현되지 않는 숨소리와 몸짓을 통해 소통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비언어적인 소통에 주목했다.

밀도 높은 공간에서 무용수들의 귀 기울임의 행위를 통해 내면의 소리와 마주하며, 그때 저마다 다른 호흡과 소리, 몸의 떨림까지 느껴진다. 처음에는 소리들끼리 튕기고 충돌하게 되면서 불협화음처럼 들리지만, 이 과정은 서로를 이해하는 행동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조화로움에 도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언어의 본질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문하면서 소리의 호흡이 또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하고자 한다.

작품 내용

저마다 다른 숨소리와 몸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소리끼리 튕기고 충동하며 불협화음처럼 들린다.

충돌을 거듭하는 과정 속에서 소리들은 점차 몸소리로 확장된다.

그러나 귀 기울이는 행위반복을 통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이어지고 결국 새로운 화음이자 개인의 언어가 형성되며 색다른 소통의 장이 보여진다.

자화

자화
자화
자화

안무가

차시원

차시원

무용수

이가연, 차효빈, 차시원

이가연
차효빈
차시원

안무 의도

본 작품은 '나는 남을 위해 살아가는가, 나를 위해 살아가는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타인의 평가가 너무나 강력해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보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먼저 고민하게 됩니다. 타인의 기준에 맞추어 살다 보면, 나의 기준은 희미해지고 어느 순간 스스로를 낮추게 되며 자아상실감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우리의 자아는 자석의 극처럼 고정되지 않았기에 방황하며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스스로 나아갈 방향을 선택하는 주체적인 삶에 대해 생각해보며 본 작품을 통해 우리는 타인이라는 흔들림 속에서도 나만의 방향을 선택할 의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작품 내용

작품은 타인에 의해 흔들리는 현대인의 자아를 자석의 성질을 이용한 움직임으로 풀어냅니다. 자석의 극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은 자아는 변화하고 충돌하며 방향을 잃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집니다.

불안정한 충돌, 그리고 반복적인 균형의 시도는 스스로의 존재 이유와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서로에게 휘둘리던 움직임은 점차 자신만의 흐름과 호흡으로 변화하며, 각자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이를 통해 작품은 타인이라는 흔들림 속에서도 결국 자신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이며, 주체적인 삶을 향해 나아갈 의지가 있음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99:1

99:1
99:1
99:1
99:1

안무 / 출연

변민지

변민지

안무 의도

완성은 하나의 도달 지점이라기보다, 선택의 끝에서 닫히는 가능성의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끝내 도달하려 하는가. 완성에 도달하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우리는 종종 더 완전한 선택과 더 나은 가능성을 찾기 위해 결정을 유예한다. 완성에 도달하기 직전의 상태, 즉 거의 모든 것이 결정되었지만 끝내 하나의 가능성이 남았는 순간에 주목한다. 선택의 순간에서 멈추고 수정하며 더 나은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은 하나의 결과로 귀결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장된다.

작품은 완성되지 않은 상태를 결핍이나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완결을 보류하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능동적 선택으로 바라보며, 확정되지 않음으로 인해 열리는 다층적 가능성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변화들에 주목한다. 이는 결과 중심으로 수렴되는 기존의 완성 지향적 사고에 대한 대안적 구조를 제시하며, 끊임없이 갱신되고 열려 있는 상태로 존재하는 방식에 대한 탐구이다.

무대 위 신체는 ‘거의 도달했으나 끝내 완결되지 않는 상태’에 머문다. 하나의 방향으로 진행되던 움직임은 완성 직전에서 멈추고, 다시 시도되며 이전과는 다른 경로로 변형된다. 선택은 확정되지 않은 채 반복되고, 이 과정 속에서 신체는 고정된 결과로 수렴되지 않는다. 이러한 반복과 변형의 축적은 신체를 단일한 형태가 아닌 지속적으로 수정되는 상태로 위치시키며, 결과가 아닌 과정 자체를 드러낸다. 특히 A4용지를 접고 펼치며 끊임없이 다른 형태로 변화시키는 행위는 하나의 목적에 머물지 못하고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동하는 인간의 상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에서 신체는 완결된 산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지워지고 다시 쓰이는 ‘초안’으로 존재한다. 완성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끝내 확정되지 않는 이 상태는, 삶 역시 하나의 결론이 아닌 선택의 연속 속에서 계속해서 열려 있음을 드러낸다.

작품 내용

완성이란, 정말 도달해야 할 상태인가, 아니면 우리가 끝내 확정하려는 순간에 사라지는 가능성인가.

「99:1」는 완성에 가까워질수록 동시에 사라져가는 가능성의 상태를 바라본다. 끝내 확정되지 않는 선택의 순간과, 그 유예 속에서 지속되는 가능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작품 속 반복적으로 접히고 펼쳐지는 A4용지는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다 다시 수정되고 전환되는 인간의 심리를 상징한다.

끊임없이 더 나은 선택을 향해 나아가지만, 하나의 결정을 내리는 순간 닫히는 수많은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고자 한다. 이 작업은 도달이 아닌 ‘거의’의 상태에 머무르는 감각을 통해 미완으로 지속되는 상태를 탐색하며 끊임없이 열려있는 우리의 존재 방식에 대해 사유하고자 한다.

상상 : 새로운 세계

오차실 (OCHASIL)
상상 : 새로운 세계
상상 : 새로운 세계
상상 : 새로운 세계
상상 : 새로운 세계
상상 : 새로운 세계

안무가

김형우

김형우

무용수

김형우, 홍준형, 신혜수

김형우
홍준형
신혜수

안무 의도

상상 : 새로운 세계는 하나의 단어가 퍼포머 각자의 몸을 통과하며 서로 다른 발화, 이미지, 움직임으로 변형되는 과정을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이 작업은 동일한 단어가 주어졌을 때 퍼포머들이 그것을 어떻게 다르게 받아들이고, 말하고, 움직임으로 전환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단어는 단순히 의미를 전달하는 언어가 아니라, 각자의 상상과 감각을 작동시키는 자극으로 존재합니다. 같은 단어를 듣더라도 퍼포머마다 떠올리는 이미지는 다르며, 그 이미지를 발화하는 방식, 움직임으로 옮기는 타이밍, 신체의 질감과 태도 역시 서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작품은 이러한 차이를 통해 개인의 상상력이 몸을 어떻게 구성하고, 움직임을 어떻게 발생시키며, 무대 위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관찰하고자 합니다. 또한 단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뿐 아니라 거부, 침묵, 지연, 반항, 과장된 발화까지 모두 안무적 사건으로 바라봅니다. 이를 통해 정해진 움직임을 수행하는 몸이 아니라, 단어를 만나고 해석하고 반응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몸을 무대 위에 드러내고자 합니다.

결국 상상 : 새로운 세계는 동일한 조건 속에서도 각자의 몸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방식, 그리고 같은 자극이 서로 다른 움직임과 장면으로 분기되는 순간을 탐구하는 작업입니다.

작품 내용

작품은 퍼포머들이 하나의 단어를 주고받는 구조에서 시작됩니다. 퍼포머는 돌아가며 간단한 단어를 자신의 방식으로 발화하고, 다른 퍼포머들은 그 단어를 각자의 감각과 판단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때 단어는 정해진 의미로 고정되지 않고, 각자의 몸 안에서 이미지로 번역되며 새로운 움직임으로 변형됩니다.

초반에는 단어를 발화하는 방식의 차이가 드러납니다. 같은 단어라도 누군가는 조심스럽게 말하고, 누군가는 과감하게 던지며, 또 다른 퍼포머는 말하기를 지연하거나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퍼포머의 태도와 자아가 드러나는 장치가 됩니다.

중반부에서는 발화된 단어가 움직임으로 확장됩니다. 퍼포머들은 단어를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보다, 그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와 감각을 바탕으로 움직임을 발생시킵니다. 이때 움직임은 각자의 신체적 습관, 타이밍, 에너지, 테크닉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한 퍼포머의 움직임은 다시 다른 퍼포머에게 자극이 되고, 무대 위 움직임은 계속해서 번역되고 변형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퍼포머들의 발화와 움직임은 서로 충돌하고 겹쳐지며 하나의 장면을 형성합니다. 동일한 단어에서 출발했지만, 각자의 해석과 반응이 쌓이면서 무대 위에는 여러 개의 이미지와 세계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관객은 이 과정을 통해 무대 위에 드러난 움직임뿐 아니라, 퍼포머의 몸속에서 발생했을 보이지 않는 이미지와 아직 펼쳐지지 않은 또 다른 장면까지 함께 상상하게 됩니다.

상상 : 새로운 세계는 하나의 단어가 여러 몸을 통과하며 서로 다른 발화, 움직임, 관계로 확장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세계가 생성되는 순간을 무대 위에 구현하고자 합니다.

DASH(다시)

유나이티드핑거스
Dash
Dash
Dash
Dash

안무 / 출연

서정빈

서정빈

안무 의도

이 작품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단순한 로맨스나 개인적 서사로 소비하지 않고,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감정 상태를 재치 있게 풀어 나가려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사랑의 전형적인 흐름을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다. 수많은 영화, 음악, SNS, 타인의 관계들을 통해 사랑의 시작과 끝, 권태와 이별의 형태를 학습한 시대 속에서 살아간다. 그럼에도 인간은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관계를 시작하며, 또다시 상처받을 가능성 안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다. 작품은 이 모순을 질문한다. 왜 인간은 결말을 알면서도 사랑을 반복하는가. 왜 사랑은 끝없이 낡아가면서도 여전히 인간의 삶 속에서 가장 강력한 감정으로 남아있는가.

이 작품은 사랑을 이상화하거나 극적인 비극으로 확대하지 않는다. 대신 반복되는 식탁 풍경, 무의미한 대화, 습관처럼 이어지는 접촉과 침묵 등 아주 익숙한 장면들에 대한 상상을 시작으로, 현대인의 사랑이 지닌 공허와 외로움, 그리고 그 안에서도 타인을 갈망하는 인간의 본능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또한 이 작품은 현대 사회 속 관계의 피로와 감정의 소모를 다루면서도, 인간이 끝내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연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타인과 연결되기를 원하는 근원적인 욕망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 작품은 사랑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불완전함과 반복을 알면서도 다시 관계를 선택하는 인간 존재에 대한 동시대적 질문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작품 내용

반복되는 사랑의 장면들 속을 살아가는 사람의 몸을 따라간다.

누군가는 사랑에 빠지고, 누군가는 관계에 지쳐가며, 누군가는 이미 끝난 감정을 붙들고 있다.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손을 잡고 입을 맞추지만, 동시에 고독과 공허 속에 머물러 있다. 관계는 가까워질수록 익숙해지고, 익숙함은 점차 감정의 무게를 잃어간다.

무대 위의 인물은 특별한 사랑의 주인공이라기보다, 도시 속 어디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익숙한 사람이다. 반복되는 대화를 이어가고, 사랑을 말하지만 서로의 시선은 자꾸만 다른 곳을 향한다.

작품은 사랑의 시작과 끝을 선명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없이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 설렘과 권태가 하나의 흐름처럼 뒤섞이며 흘러간다. 감정은 뜨겁게 흔들리다가도 다시 무감각 속으로 가라앉고, 상처를 알면서도 또 다른 관계를 향해 움직인다.

결국 작품은 특별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다시 사랑 안으로 들어가는 인간의 반복적인 감정과 존재의 외로움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R[]M

R[]M
R[]M
R[]M
R[]M

안무가

김가현

김가현

무용수

김가현, 김가람, 이정연, 이수민, 김찬원, 서준혁

김가현
김가람
이정연
이수민
김찬원
서준혁

안무 의도

R[ ]M은 REM 수면 상태와 기억 저장 장치인 RAM의 개념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꿈과 무의식이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는 REM 상태를, 끊임없이 저장되고 삭제되는 RAM의 구조와 연결하여 인간의 기억과 정신 상태를 신체 움직임으로 탐구하고자 한다.

우리는 흔히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를 지워야 할 오류처럼 여긴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가장 흔들리고 몽롱한 순간 속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감각과 진실한 기억이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흐리며, 억압된 감정과 내면의 광기를 움직임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가장 불확실한 정신의 상태가 오히려 가장 선명한 기억을 남긴다는 질문을 작품 전반에 담아내고 있다.

첫 번째 장면에서는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는 무용수 개개인의 흐릿한 정신 상태를 표현한다. 각 무용수는 스스로 가장 강하게 표출하고 싶은 감정의 단어를 설정하고, 그 감정에 기반한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서로 다른 감정의 파편들은 동시에 충돌하고 교차하며 무대 위에 흐릿하고도 정신없는 순간을 형성한다.

장면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정리된 움직임은 흩어진 기억들이 저장 장치 안에 축적되는 순간을 상징한다. 이는 RAM에 데이터가 저장되고 삭제되는 구조처럼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감각과 기억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한 움직임 장치이다. 또한 지나가는 모든 순간마다 각기 다른 주체와 감각을 적용함으로써, 불안정하고 모호한 상태 안에서도 오히려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인간 내면의 흔적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두 번째 장면에서는 흐르는 시간 속에서 RAM과 REM이 서로 교차하고 맞닿는 순간들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두 명의 무용수가 서로 마주하고 연결되는 과정, 그리고 두 명으로 이루어진 각각의 무리가 충돌하고 합쳐지는 구조를 통해 RAM과 REM이라는 두 개의 상태가 서로 융합되는 흐름을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또한 개별적인 존재들이 서로의 움직임과 감각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흐름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기억과 감정 역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된다는 의미를 담아내고자 하였다.

앞으로 R[ ]M은 반복과 왜곡, 끊김과 충돌의 움직임 구조를 더욱 확장시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끊임없이 흔드는 감각적인 무대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흐릿하게 스쳐 지나가는 감정과 기억, 그리고 불완전한 정신 상태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질을 움직임 언어로 구체화하며, 관객이 자신의 내면 깊숙한 감각과 기억을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또한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을 벗어나, 우리가 숨기고 억압해온 불안과 광기, 혼란의 순간들 역시 인간 존재를 이루는 중요한 기억이라는 점을 작품 안에 담아내고자 한다. 가장 불확실하고 흔들리는 순간이 오히려 가장 선명한 감각과 진실한 기억으로 남는다는 질문을 끝까지 확장하며, 관객 각자가 자신의 기억 속 ‘진짜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작품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작품 내용

R[ ]M은 인간의 무의식 상태인 ‘REM 수면(Rapid Eye Movement)’과 디지털 기억 저장 장치인 ‘RAM(Random Access Memory)’의 개념을 교차시키는 무용 작품이다. 작품은 현실과 비현실,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떠도는 몽롱한 정신 상태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가장 솔직하고 원초적인 감각을 탐구한다.

REM 수면은 꿈이 가장 선명하게 발생하는 상태이자, 억눌린 감정과 기억이 재배열되는 시간이다. 동시에 RAM은 순간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삭제하며 작동하는 임시 기억 장치이다. 작품은 이 두 개념을 병치하여, 인간의 기억 또한 완전한 기록이 아니라 끊임없이 왜곡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임을 드러낸다.

마치 오류가 발생한 기억 장치처럼, 꿈과 현실 사이를 부유하는 존재. 이는 사회가 규정하는 이성적이고 정돈된 자아가 아닌, 가장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상태 속에서 드러나는 진짜 인간의 모습을 상징한다.

결국 R[ ]M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숨기고 억압해온 불안과 광기, 흔들리는 정신 상태야말로 가장 진실한 기억의 형태는 아닌가.

그리고 가장 불확실한 정신의 순간이 오히려 가장 선명하고 정확한 감각과 기억을 남기는 것은 아닌가.

이 작품은 ‘미쳐 있는 상태’를 비정상으로 규정하기보다, 인간 존재의 가장 순수하고 진실한 순간으로 바라보며, 관객이 자신의 내면 깊숙한 기억과 감각을 다시 마주하도록 유도한다.